일상

9월-인생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건강하다는 것은 정말 감사한 일이야!)

히지늬 2024. 10. 4. 14:29

백수생활을 한지도 어언 8개월이 넘었다.

그리고 9월까지 취업지원금을 받을 수 있으니

이제 보건관리자가 아니더라도 일을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고 타지로 가서 새로운 경험을 할 것인지

여수에 남을 것인지 고민하다가 우선 둘다 갈만한 곳을

찾아보자 결심했었다.

 

하지만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다쳐버렸다.

정말 어이없게도 친구와 물놀이 가려고 다챙겨서

차만 타고 가면 됐었는데 차를 타려다가 빗물 빠지는

홈을 보지 못하고 발을 디뎌서 그대로 철푸덕 넘어졌다.

 

넘어지고 나서 이게 뭔가 싶고 아파서 바로 일어나지 못했다.

친구 차에 타서 보니 발등이 붓기 시작했고

물놀이는 언감생심 가지도 못하고 바로 정형외과를 갔다.

붓긴 했지만 걸을 때 아프지 않아서 심각하지 않은 줄

알았는데 인대가 뼈쪽으로 당겨지면서 뼈를 건드렸다고 한다.

 

바로 반깁스를 하게 되었고 생애 처음으로 목발까지 짚고

생활하게 되었다. 물놀이는 둘째치고 추석에 강릉 가야 하는데

라는 생각밖에 안들었다. 

반깁스만 하고 있으면 되는 건줄 알았는데 붓기가 빠지면

통깁스로 바꾼다고 했고 또 다시 절망했다.

 

원래도 몸이 잘 붓고 또 붓기가 잘 안빠지는 체질이라

반깁스도 일주일 넘게 하고 있었다.

붓기가 너무 안빠지니 심장보다 높이 올려 두려고 밥 먹고

화장실 가는 것 빼고는 계속 누워있었다.

진짜 밖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한적이 없는 집순이인데

깁스를 한 후로는 밖을 그렇게 나가고 싶었다.

 

붓기가 빠지고 통깁스를 하고 작년부터 계획했던 사촌들과

강원도 여행은 기필고 갔다왔다. 갔다와서 몸살 걸렸다.

그렇게 또 2주를 통깁스와 와상으로 보내고 체력도 더 떨어지고

무기력함이 시도때도 없이 왔다갔다 했었다.

이만하길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마음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정말 괴로운 일임을 깨달았다.

 

통깁스 풀고 일주일이 지난 지금 물리치료를 다니고 있다.

목발 짚고 다녔던 초반에 비해 지금은 목발 없이도 걷고 있고

조금이나마 움직이고 마음대로 씻을 수 있음에 감사한다.

 

언제부터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 막막함과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은 마음과 안주하고 싶은 마음의 충돌로 고민이 많다.

다치기 전에 헬스를 끊었는데 PT를 2번 받고 나서 다쳤던 터라

이것도 수업 받아야 하고 이래저래 마음이 좀 그랬는데

오늘 물리치료를 가면서 예전에 환자 보호자분이 해주셨던

'하고 싶은 거 다하고 살라고' 이 말이 정말 문득 떠올랐다.

그래서 좀 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조급해 하지 않으려고 한다.

 

더더 하고 싶고 쓰고 싶은 말이 가득했는데 

이렇게라도 적고 나니 마음이 조금 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