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임상을 목표로 보건관리자에 도전을 하게 되었고 산업위생관리기사, 직업건강관리사 자격증도 취득하면서 자소서 쓰는 법도 다시 공부하고 고쳐가면서 병원경력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니 면접이라도 볼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탈임상을 원하는 간호사들은 너무나 많고 그로 인해 보건관리자를 원하는 분들도 너무나 많았다. 쉬다보니 시간은 더욱더 빨리 흐르고 있고 점차 내가 뭘 하는지 방향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다리를 다치고 아무것도 못하는 상황에서 고민은 더 깊어졌고 결론은 그렇게 가기 싫었던 병원으로 시선을 돌리게 되었고 부서는 좀 다른 종합검진센터로 지원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다니고 있는 병원에서 1년 계약직으로 종합검진센터 간호사를 뽑고 있었고 합격해 지금 1달이 좀 넘는 시간동안 다니고 있다.
우선 새로운 일을 배운다는 점, 타지역 생활을 시작한다는 점이 올해 나에게 가장 큰 도전의 시작이었다.
사실 종합검진센터 간호사가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있는지 몰랐다. 좀 쉽게 봤던 과거의 내 자신을 반성한다.
내가 다니고 있는 병원에는 크게 데스크, 판정실로 나뉘어져 있고 4명씩 총 8명의 간호사가 있다. 이렇게 각자의 일만 한다면 상관없겠지만 판정실에 있다고 해서 데스크 업무를 모르면 안된다.
데스크에서는 수검자의 입실, 퇴실을 기본으로 예약 관련 업무, 결과상담, 검사실과의 조율 등 세세하게 들어가면 끝이 없다. 그 중에서도 예약 관련 업무는 정말 전화가 불이 날 정도로 많이 와서 귀가 아프다. 전산으로 처리하는 업무들이기 때문에 헷갈리고 매일 새로운 것들 투성이인 지금이다.
나는 판정실 일이 주된 업무이고 그 안에서도 사후관리를 하고 있다. 판정실은 검진결과들을 1차로 간호사들이 판정하고 2차로 의사들이 판정을 끝내면 그 결과들을 뽑아서 책자로 만들어 우편으로 보낼 준비와 모바일로 전송하는 일을 한다.
내가 맡은 사후관리는 검진결과를 바탕으로 의사선생님들이 빠른 외래진료가 필요해 보이는 분들의 명단을 주면 전화를 해서 본원에 외래진료를 잡아주거나 진료 받길 권유하는 일이다.
그리고 이런 주된 업무들 이외에 검사실 업무도 하나, 둘씩 배워가고 있다. 검사실 선생님들이 오프에 들어가면 대신 일을 해줘야 할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적고 보니 한달이 넘는 시간동안 정말 많은 일을 배웠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이 일 저 일 발 걸쳐 놓은 일은 많은데 제대로 완벽히 하는 일을 없다보니 매일이 부담이고 스트레스이고 자신감이 떨어지고 있는 나날들이다.
어찌보면 비슷한 일들이 반복되는 것들도 많아서 적응이 금방 될듯도 하지만 그 안에서도 새로운 일들이 매일 나오니 버퍼링도 걸리고 실수도 하고 우울해지기도 한다.
1년 뒤에 내가 또 어떤 선택을 할지 궁금하기도 하고 이 경험을 바탕으로 보건관리자에 도전을 할지 계속 남아 있을지 궁금하다. 또 이렇게 큰 지역의 병원에 와서 느낀 점은 어딜가든 정말 내 살길은 내가 찾아야 한다는 것이고 나는 회사를 위해 일하지만 회사는 그만큼 나를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것을 절실히 더 알았다.
지금까지 내가 다니고 있는 종합병원의 검진센터의 전반적인 일들에 대해 써봤는데 앞으로 어떤 일을 배우고 익히고 있는지 글로 남겨 보고 싶어 이렇게 첫 글을 남겨본다.